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이야기 # 1
백수: 내가 단골로 이용하던 만화방집 주인이 바뀌었다.
어떤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가게를 보고 있었다. 저 아저씨하고
사귈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
만화방 아가씨: 드디어 꿈에 그리던 만화방을 차렸다. 만화도 보고 돈두
벌구 일석이조다.
어제 만화방을 삼촌에게 지키게 했더니 삭막한 놈들만 만화방에 와
있었다. 오늘부터 열심히 나의 이공간을 꾸며야지.
백수: 도저히 만화가 보고 싶어서 안되겠다.
저번에 칼맞고 떨어진 그새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미치겠다.
만화방에는 젊은 아줌마가 지키고 있었다.
그때 그 삭막한 아저씨 마누란가 부다. 나이차가 엄청 많이 나 보인다.
담에 그 아저씨하고 친해지면 젊은 마누라 얻는법이나 배워야 겠다.
저 아줌마가 불쌍해 보인다.
만화방 아가씨: 생각대로 만화책보며 돈을 버니 사는 보람을 느낀다.
내일은 오디오를 설치하고 클래식 음악이나 틀어야 겠다.
음악속의 독서. 생각만해도 너무 낭만적이다.
오늘은 왠 백수같은게 불쌍한 듯이 날 쳐다봤다.
저 자식이 왠지 한건값에 여러권보는거 같은 느낌이 왔다.
단단히 감시해야지...
백수: 만화방에서 왠 클래식? 저 아줌마가 옛날에 다방레지 였던거
같다. 그럼 그때 그 아저씨는 기둥서방인가 부다. 저 아줌마가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한권값으로 책 세권을 봤다. 오랜 경험에서 오는
빠른 동작이다. 저런 초짜 아줌마가 눈치챌리 없다.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같은 자식이 또 불쌍한 눈초리로 날 쳐다봤다.
재수없다. 뭔가 이상한짓을 하는거 같아 보이는데 단서를 못잡겠다.
백수: 만화방 아줌마가 음악을 들으며 꾸벅꾸벅 졸고있다.
어찌보면 이쁜거도 같다. 배가고파 "아줌마..여기 라면 하나요"하고
말했다. 그 아줌마가 열내며 "여긴 라면 안해요...아저씨"라고
되받아 쳤다. 안하면 안하는거지 화는 왜 내는지 모르겠다.
어제 기둥서방한테 대들다 맞았나부다...신경이 날카롭다.
내가 만화방경력 10년에 라면 안 끌여주는 만화방은 첨이다.
만화방 아가씨: 자꾸 졸음이 온다. 디따 심심하다.
오늘 신간 올때까지는 할일도 없다. 또 롯또테잎하나 사서 틀어야겠다.
달골 백수 녀석이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아직 남자 손한번 못 만져본 숫처녀한테 아줌마라니...
저녀석 밉다. 내일은 화장하고 나와야겟다.
백수: 주인 아줌마가 화장을 하고 나왔다. 좀 야리꾸리해 보인다.
남편되는 사람이 잠자리를 자주 같이 안해주나 부다. 트롯트 음악이
나오는걸루 봐서 기둥서방이 제빈가 부다. 근데 왜 주인아저씨는
한번도 보이지 않는걸까..
쥐포 천원치를 구워달랬다. 그 아줌마가 쥐포굽다가 손을 데었다.
단골집 주인이라 할수없이 옆 쌀집에가 간장을 얻어다 발라 주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나? 아줌마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만화방 아가씨: 그 단골백수가 내 이쁜얼굴을 보더니 눈이
게슴츠레 해졌다. 역시 내 미모는 감출수 없나부다. 그녀석이 쥐포를
구어 달랬다. 독서하면서 뭐 먹는 녀석이 낭만이 있을리 없다. 디었다.
엄청 아팠다. 그 백수녀석이 간장을 얻어다 발라주었다. 진짜
황당한 녀석이다.
백수: 앗! 오늘은 그 아줌마가 없다. 그때 삭막한 아저씨가 만화방을
보고 있다. 주기를 따져보니 한달에 한번은 집에 들어오나 부다.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때쯤 그 아줌마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아저씨보고 삼촌 고맙다며 인사를 했다.
그럼 저 사람이 남편이 아닌가벼...주인 아줌마를 썩 쳐다봤다.
외출복입은 그녀가 오늘따라 섹시해 보인다.
만화방 아가씨: 오늘은 한달에 한번있는 동창 곗날이라 삼촌보고
만화방을 봐달랬다. 좀 꾸미고 친구들과 만나 재밌게 놀았다.
만화방에 돌와왔을때 그 백수녀석이 나가다 말고 나를 이상한 듯
쳐다봤다. 마약맞은놈 같다.
백수: 오늘 큰 맘 먹고 아줌마한테 "아줌마, 진짜 라면 안돼요?"라고
물었다. 아 실은 아줌마. 아줌마 맞아요? 라고 물어봐야 했는데...
주인 아줌마가 그랬다. " 나 아줌마 아녜요. 라면도 안해요"
신경질적인 답변이 왔다. 아줌마가 아니랜다. 기뻣다.
자세히보니 무진장 예뻐보였다.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또 날 아줌마라고 놀렸다. 라면하구
원수진 녀석같다. 라면 안된다고 했는데 상당히 기쁜 표정을
짓는다. 경계해야할 놈이다..
백수: 아침 문여는 시간에 그녀를보러 만화방에 갔다. 금방 밥먹다
나왔다 부다. 얼굴에 밥풀이 묻어있다. 이제는 그모습도 귀여워보인다.
그래서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마도 난 그녀를 좋아하기 시작했나 부다.
만화방 아가씨: 백수녀석이 아침부터 밥도 못먹게 들이닥쳤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날 보고 실실 쪼갠다.
단골이라 뭐라 할수도 없는 내 신세가 처량했다.
백수: 그녀가 오늘은 왠일로 치마를 입고 앉아있다. 너무 뇌쇄적이다.
다리가 참 이쁘다.
이래선 안된다라고 마음을 달랬지만 자꾼 눈이 그녀의 다리로 간다.
앗 치마 안쪽에 빨간 속옷이 살포시 비쳤다. 오늘밤 잠 못잘거 같다.
그녀의 빨간 팬티를 보았다는 생각을 하니 왠지 가슴이 벌렁거려
만화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만화방 아가씨: 오늘 왠지 치마가 입고 싶어졌다. 근데 게슴치레한
그 백수녀석 눈빛이 떠올랐다. 쪽팔리긴 하지만 고등학교때
입던 빨간 체육복을 안에다 껴 입었다.
백수 그녀석이 만화책보다 말고 벌벌 떨면서 나갔다.
약기운이 떨어졌나 보다.
백수: 점점 그녀가 좋아진다. 어떻게 하면 그녀의 눈에 띄게할까
고민이다. 만화방에 오는 모든 녀석들과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겠다. 그러나 그녀한테 말 건네는게 이제는 부담스럽다.
점점 그녀앞에 위축되어 가는거 같다. 그녀가 내 얼굴이나 알까?
만화방 아가씨: 오늘도 그 백수녀석이 왔다. 다른 놈들보다 유독
그가 눈에 띄는건 왜일까?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다. 그 백수녀석이 라면 안 끌여줬다고
삐졌나 부다.
요즘은 쥐포도 안 시켜먹고 만화책에만 열중하고 있다.
................계속.................
.. 백수: 그녀의 눈에 띄기 위해 목욕재개하고 옷도 깔끔하게 차려입고
만화방에 갔다.
역시 예상대로 그녀가 날 쳐다보았다. 여자는 역시 외모에 약한거 같다.
이제 그녀의 눈에 띄는건 시간문제다.
만화방 아가씨: 오늘은 그 백수가 오지 않았다. 그와 비슷한 녀석이
왔었는데 너무 깔끔했다.
맨날 오던 녀석이 안 보이니 허전했다.
다음에 라면 끌여달래면 눈 딱 감고 하나 끌여줘야 겠다.
상당히 속이 좁은녀석인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백수: 오늘은 양복을 쫙 빼입고 만화방에 갔다. 만화방안에 있던
녀석들까지 날 쳐다본다.
이정도면 확실히 그녀눈에 띌게 틀림없다. 그녀가 자꾸 쳐다보았다.
다음에는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자
만화방 아가씨: 만화방에 왠 양복입고 온 놈이 있다. 무척 낯이 익은
얼굴이다. 만화방안에 있던 녀석들이 조기 실업잔가 부다하고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자세히 보니 그 백수녀석이다. 무슨 흉계를 꾸미는거 같다. 잘때
문단속 잘해야 겠다.
백수: 큰맘먹고 그녀에게 말을 걸어 볼려고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만화책 뒤지는척 그녀를 몰래 쳐다보기만 했다. 나약한 내 모습이
싫었다...
계산할때도 아무말도 못하고 돈만 홱 던져주고 도망치듯 나왔다.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가 만화책을 뒤적이며 날 쳐다본다. 오늘은
기필코 단서를 잡아내고 말거다.
근데 녀석이 나갈때 만원짜리 던져주고 거스름돈도 안 받고 나가버렸다.
내가 오해한 걸까?? 라면 사다 놓으라는 계시일까?? 이상한 놈이다.
백수: 오늘도 말을 걸지 못했다.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자꾸 만화책꽂이를 서성거리며 그녀를 훔쳐보기만 했다.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요즘 이상하다. 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는거 같다. 자꾸 만화책꽂이를 돌아다니기만 할뿐 책을 **는 않는다.
무얼 찾는거 같다.
만화방 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야한 성인만화책...난 그러구 싶지 않은데...단골을 일치 안으려면
할수 없다. 내일 당장 구해다 꽂아 놓아야 겠다.
백수: 오늘 드디어 결심을 했다. 최대한 호흡을 가다듬고 그녀 앞으로
갔다. 그리고 "저가..."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녀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뻤다. 내가 고백하기를 기다린건가? 근데 내가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손으로 어디를 가리켰다.
무슨 의미인지 몰라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보았다. 엄청 약한 성인만화가
많이 꽂혀 있었다.
그녀는 이책을 재밌게 본 모양이다.
나도 재밌게 보라고 권유하는 야릇한 미소를 짓고 있다.
만히 밝히는 여자 같다. 그녀의 순수한 이미지가 깨질려고 한다.
만화방 아가씨: 그가 드디어 말을 걸었다. 좀 쪽 팔린가 부다.
그럴만두 하지... 그가 원하는걸 이미 준비해둔 나는 그가 더 이상
쪽팔리지 않게 하기 위해 손으로 그곳을 가르켜 주었다.
기쁜 표정으로 짤래짤래 그곳으로 가는 그 백수 뒷모습이 조금 귀여워
보여 미소를 지어 보여 주었다.
..........내일두 계속 이어집니다...관심부탁..시선집중...*^^*
..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3
백수: 순수해 보이던 그녀가 매일밤 혼자서 저런 야한 만화책을
쌕쌕거리면서 보는거 같아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 보았다.
어제도 저걸 밤이 깊도록 본 모양이다. 오전부터 졸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난 그녀를 좋아한다.
만화방아가씨: 어제밤 늦게까지 음악에 젖어 소박한 사랑이야기를
꿈꾸다 잠을 못 이루었다. 몹시 졸리다. 졸고 있는데 그 백수가왔다.
그도 졸린눈을 하고 나를 쳐다본다. 저런 눈은 왠지 음흉스럽다.
집에는 잔뜩 음란잡지가 쌓여 있을거 같다.
여전히 저 백수는 경계심을 일으키게 한다.
백수:그녀를 생각하며 시 한편 적었다. 애틋한 감정이 솟구친다.
밤에 그녀 만화방주위를 서성거려 보았다. 닫힌 만화방 창문사이로
작은 불빛이 비쳤다. 피곤한 하루를 접고 잠을 이루는
그녀만의 공간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리라. 그녀는 오늘 무슨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하고 있을까?...
별빛같은 미소를 버금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 작은 불빛의 공간안에서 오늘과의 작별을 아쉬워하고 있을 것이다.
그 불빛을 뒤로하고 그녀를 생각하며 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만화방아가씨: 변비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나같이 이뿐 숙녀한테
하늘이 시기하며 내린 벌같다. 벌써 한시간째 화장실에 앉아있다.
오늘은 꼭 성공하리라 다짐하지만 여간 힘이 쓰이는게 아니다.
찡그린 얼굴때문에 주름살이 생길까 걱정이 된다.
백수: 그녀가 오늘은 왠지 헬쓱해 보였다. 무슨 고민이 있는거 같다.
용기를 내어 힘내세요란 말을 남기고 만화방을 나왔다.
내가 생각해도 멋있는 말을 남긴거 같다.
그녀가 내 마음을 알아 주어야 할텐데...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어제 변비땜에 고생한걸 어떻게 알았을까..?
귀신같은 놈이다. 힘내세요? 분명 날 놀린 말이 틀림없다.
그가 요즘 좀 좋아질려고 했는데..나의 아픈곳을 그렇게 매정하게
긁고 가다니..원수같은놈...
백수: 만화방에서 오늘 일곱개의 숟가락이란 만화를 보았다.
슬프고 진한 감동이 왔다. 세권을 읽었을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고개를 들고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쪽팔렸다. 사내지식이 만화책보며 운다고 노릴것 같다.
부끄러워 고개도 못들고 계산을 하고 바로 나와 버렸다. 다음부터
그녀 대하기가 어려워질것 같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 백수가 만화책을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 꽤
슬픈 만환가 보다. 그녀석은 나갈때까지 그 책의 여운이 남았는지
슬픈 표정을 지었다. 오늘밤에는 그 만화책을 보며 나도 울었다.
그 백수자식 생각보다는 여린면이 있다. 그녀석 얼굴이 떠올라
괜한 미소가 머금어 졌다.
------------계속-----------------
..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4#
백수: 오늘 잘못했다간 맞아 죽을뻔 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걸까?
그녀 만화방에서 불량 고교생 두명이 행패를 부렸다. 한권값으로
한 열권을 본 모양이다. 그녀가 그걸 눈치채고서 돈을 더 내라고 하다가
싸움이 붙었다. 애그 자식들 나처럼 능숙한자도 세권이상은 안했는데..
무모한 놈들이다...
하여간 주인이 여자니까 이것들이 엄청 날뛰었다. 나두 겁이 많이 났다.
만화책을 덮고 사실 집으로 갈려고 했는데...이것들이 그녀를 툭툭친다.
순간 나도 모르게 툭툭치던 놈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다른
한녀석을 겁나게 째려보았다.
그자식이 "머..머야..이새끼..니가 먼데 끼어드는데...?"라고 말했다.
나이도 어린게 반말을 썼다.
기분이 엄청 나빴다. 보통 영화나 연속극의 이런 상황에서...
"나 이여자 남편이다..또는 약혼자다..."그러는걸 본적이 있어서
나두 그렇게 말할려구 했는데...그기까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냥 "나 백수다" 라고 말해버렸다. 아까 맞은 녀석까지 정신을
차리더니 웃었다.
그자식들 아주 악날한 놈들은 아니었나 보다.내가 덩치가 좀있고
인상이 더러버 보였는지 그냥 있는돈이 이거뿐이라며 내고 가버렸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걸 느꼈다.
그녀는 자기자리에 앉아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뭔가 위로의 말은 해주어야겠는데...할말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본 만화책값을 살며시 놔두고 그냥 나왔다...그녀는 내가
백수라고 말한걸 분명히 들었을 것이다...다음부터
어떻게 그녀 얼굴을 보나???
만화방아가씨: 오늘 큰 낭패볼뻔 했다. 어떤 고딩둘이서 돈도 안내고
만화책을 자꾸 바궈 보았다. 어떻게 한권값으로 열권이나 보냐...
몹시 열받았다.
그래서 돈내라고 했더니 툭툭 치며 날뛰었다. 괜히 싸움걸었나 싶었다.
겁도 났다. 눈물이 날려는걸 꿈 참았다.
근데 그 백수 녀석이 나타나 한녀석을 한방에 때려 눕히더니
다른 녀석을 겁나게 째려 보았다. 멋있었다. 근데 그 상황에서
나 백수다 라고 그러다니...갑자기 너무 웃음이 나왔다.
애써 날 도와주었는데 웃고 있으면 그가 이상하게 생각할것 같았다.
그래서 두손을 얼굴을 가렸다. 혹시 말을 걸면 운것처럼 보이기 위해
침으로 눈에다 찍어 발랐다.
그런데 그냥 나가버렸다. 오늘 잠자리에 드는데 날 도와준 그가
자꾸 눈에 어린다.
내일 그가 오면 고맙다고 말하고 라면하나 끊여 주어야 겠다.
-------------계속----------------
..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5
백수: 내가 백순게 탄로났다. 그녀 만화방에 갈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집에서 라면이나 끌여 먹고 잠이나 자야겟다. 라면을 먹는데 귀가
엄청 간지러웠다. 아무래도 라면에 이상이 있는거 같다.
만화방아가씨: 어제 도와준게 너무 고마워 그를위해 아침에 시장에서
생라면 사리와 표고버섯 시금치등을 사가지고 왔다. 육수도 만들어
그가오면 바로 끌여서 줄것이다.
방부제 든 시제품 라면으로는 이렇게 진하고 여운이 남는 맛을내기
어렵고 정성도 결여된 것이기에...오늘좀 신경을 썻다.
근데 이녀석이 나타나지 않았다. 닳아져 가는 육수를 보며
그녀석 욕을 엄첨했다. 좋아질려고 하면 꼭 딴쪽으로 샌다.
백수: 오늘 컵라면 하나 사가지고 만화방에 갔다. 어짜피 백수라고
알려진것 더이상 쪽팔릴것두 없다. 그녀가 오늘따라 화사하다.
용기를 내어 "아..아..아줌마 뜨거운 물좀 주세여..."라고 말했다...
으이그..아가씨라고 말했어야 했는데...그녀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물을 부어주었다. 근데 라면맛이 이상하다. 상한거 같다. 이상한
고기 비린맛이 났다. 아까왔지만 화장실에 부어 버렸다.
만화방아가씨: 그가 컵라면을 사가지고 만화방에 왔다. 라면개시하라는
무언의 시위같다. 그가 또 아줌마라고 그랬다. 엄청 얄미웠지만
그때 도와준 일도 있고해서 인심을 써 육수를 부어주었다.
근데 그녀석이 라면을 먹다말고 화장실로 간다.
먹으면서도 쌀수가 있다니 부런운 놈이다.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더럽게 생긴 두녀석을 보앗다. 한 녀석은
노란 추리닝에 피시에스 낀놈이고, 한 녀석은 짝이 안맞는 ***를
신고 있었다. 저 녀석들 부모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그녀는 고혹한 모습으로 계산대에 앉아 졸고 있다.
사랑스럽다.
만화방아가씨: 백수 그녀석 말고 눈에 띄는 녀석이 둘이 들어왔다.
내가 만화방차린게 후회된다. 저것들도 단골이 될까봐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노란 추리닝 녀석이 나보고 아줌마라 그랬다. ***녀석은
라면을 시켰다. 죽고싶다. 계산하고 나갈때 *** 녀석이
동전을 한 웅큼 내놓고 갔다. 애들 콧물이 묻어 있는거 같은
느낌이 왔다.
추리닝 녀석은 피시에스 꺼내더니...
"내가 말이야 만화방으로 자리를 옮겼어..."라는 이상한 말을 지껄이더니
마지막에
"아줌마 이거 피시에스에요"라는 말을 던지고 나갔다. 왠지 지구인이
아닌거 같았다.
백수 그녀석이 오늘따라 멋있게 느껴지는건 왜일까?
***(특별출현): 만화방 여주인이 이뻣다. 이 백수친구만 안데리고
왔어도 여기를 단골로 다닐텐데...저녀석 땜에 쪽을 다 팔았다.
짝째기 ***도 왠지 맘에 걸린다. 라면을 시켰는데 주인 아가씨가
아무 반응이 없다. 아마 이녀석이 아줌마라 불러서 화가 났나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곤 짤짤이해서 딴 동전들 뿐이데..
나갈때 좀 쪽팔리겟따.
노랑 추리닝(특별출현): 야한 만화책이 많다. 주인 아줌마한테
피시에스 자랑이 하고싶다. 나갈때 자랑하고 나가야쥐.
백수: 오늘 만화방에서 짜장면을 시켜먹었다. 계산하려고 나왔는데
마침 그녀가 누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무슨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나 부다. 계속 웃는다. 날보는 눈짓이 조그만 기달려 달라고 하는것
같다. 오래 오래 해도 돼요....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오랫동안 그녀 얼굴을 쳐다 본적이
그전에 있었던가...? 행복하다.
만화방아가씨: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늘 기분이 심난해서 오늘밤에
여기로 온다 그런다. 친구와 그렇게 전화를 하는데 그 백수녀석이
계산대에 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코위에 짜장이 엄청 묻어있다.
저렇게 생긴것두 웃긴데 짜장까지...막 웃었다.
친구가 얘기하다 말고 왜 자꾸 웃느냐고 지롤을 했다.
뭐가 묻었는지도 모른채 그는 행복한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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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6
백수: 예전 만화방주인일때는 만화방도 대신 보주고 그랬다.
그런데 그녀는 내가 그렇게 줄기차게 다녔는데도 그런 부탁하나 안한다.
내가 의심스럽게 보였나? 하기야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백수한테
가게 맡길 사람이 어디껏나..
만화방아가씨: 내일은 내 친구 결혼식이다. 삼촌이 요즘 바빠서
만화방을 못봐준다고 그랬다. 할수없이 내일은 문을 닫아야 하나...
그 백수녀석이 떠올랐다.
나쁜녀석 같지는 않다. 아니 착한거 같다. 그에게 내일 하루만
봐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
백수: 오늘 그녀가 만화방좀 봐 달라고 했다. 기뻣다.
날 믿는다는 증거다. 이일을 계기로 그녀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오늘밤은 그녀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만화방아가씨: 그가 아침일찍 왔다. 제시간에 화장을 맞쳤다.
그에게 열쇠와 오늘 시간 값치 3만원을 맡겼다. 그가 어디가느냐며
물었다. 날 아줌마로 아직 생각하고 있을까봐 선보러간다고 말했다.
내가 아줌마가 아닌게 그렇게도 충격적이었나?
그가 씁슬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이제는 아줌마 소리는 안하겠지?
그가 내얼굴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화장이 잘못되었나..?
괜히 신경이 쓰인다.
백수: 아침일찍 그녀의 만화방으로 달려갔다. 뽀얗게 화장한 그녀 모습이
아름다웠다. 용기를 내어 어디가냐고 물었다. 선보러 간다고 했다.
슬펐다. 미웠다. 밝히는 여자니 이번달내로 시집을 가버릴것 같은
불안가밍 밀려왔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진하다 싶게 화장한 그녀 얼굴이
꼭 헤픈 술집여자같이 보였다.
만화방아가씨: 친구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그 둘만의 인생길을 떠났다. 사랑하는 맘에서 꾸밈없이 나오는 행복한
웃음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이 맑았고 아름다웠다. 그런 그 둘앞에
내 자신이 초라해보였다. 축하는 해주었지만 왠지 내 마음 한구석이
공허하다. 만화방으로 돌아왔다. 그 백수가 내가 늘앉아있던
자리에서 졸구 있었다.
내가 졸던 모습도 저러했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그가 날 쳐다봤다. 고마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석이 날 보더니
"오늘 선본 남자가 굉장히 맘에 들었나 보죠...?입이 다물어지지 않네"
대뜸 이렇게 말했다. 저 백수녀석은 좀 좋아질려 하면 꼭
먼저 초를친다. 기분이 나빠서 다다음주에 시집갈날을 잡았다고
거짓말 했다. 그가 한참 머뭇거리더니
"그럼..으..하여간 시집 잘 가쇼...아줌마! 그리고 오늘 번돈
8만 9천 9백 9십원하구 신간 값치르고 남은 3천5백원 여기 서랍에
넣어 두었소..."
그리구선 홱 나가 버렸다. 뭔가 급한 볼일이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늦게와서 삐진걸까..? 오늘 만화방 봐준거에 대한 고마움은 다음에
해야겠다. 그 백수녀석 여전히 속 하나는 좁은거 같다.
백수: 그녀가 선 본다는게 분했다. 어떤 녀석이 만화책값으로 10원짜리
스무개를 냈다. 열받는데 석유를 붓는거 같다. 그중 한개를 냅다
그녀석한테 던졌다. 근데 이녀석이 쉽게 피해버렸다.
괜히 10원만 잃어 버렸다. 그녀방을 살며시 열어 보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자그마한 방이었다.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하루종일 그녀가 존나게 맘에 안드는 놈이 선보는 자리에 나오라
기도했다. 근데 뭐가 기분이 좋은지 그녀가 웃는 얼굴로 나타났다.
절망의 벽을 느낀다. 열받으니 말이 술술 나왔다. 흑흑...
그녀가 다다음주에 시집을 간댄다. 나는 어떡하라고...눈물이 앞을가려
정신없이 뛰쳐나왔다. 내마음을 몰라주는 그녀가 너무 야속했다.
만화방아가씨: 아침에 만화방 청소하다가 10원짜리 하나를 주웠다.
오늘따라 왠지 그가 기다려진다. 만화방 봐준거 보답할까 고민이다.
돈으로 보답할까? 너무 정이 없어 보인다.
곰곰히 생각하다 영화본지도 오래되고해서 그녀석하구 영화나
보러 가야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 이번주 토요일
저녁에 요즘 인기 최고인 영화표 두장 예매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이 영화 싫어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된다.
백수: 오늘로 대기발령 육개월째고 집에서 놀기 시작한지 구개월째다.
여전히 내일기장엔 그녀 이름이 꼬박꼬박 적히고 있다. 오늘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담배연기로 그녀 얼굴을 그려보았다.
선본 남자는 어떤 놈일까 생각해 보았다. 백수는 아니겠지...
그녀가 보고싶지만 나두 존심이 있는 남자다.
그래서 만화방에 가지 않았다.
며칠 밤을 그녀가 보고싶어 꺼이꺼이 울었다. 엄마가 취직이 안되어
우는가 하고 기운내라며 곰탕을 끓여 주셨다. 곰탕을 먹을때마다
어머니께는 죄송한 마음이 든다.
며칠째 만화방을 멀리서 쳐다만 보고 돌아왔다. 그녀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벽에 붙은 영화포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 인기 최고인 영화다. 재밌을거 같다.
불현듯 이번 주말에 그 선본놈하고 그녀가 이 영화를 보러갈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배아프고 슬펐다.
만화방아가씨: 백수녀석이 며칠째 안보인다. 오늘로 5일째다. 만화방
보아준거 사례로 주말에 영화 볼려고 예매한 티켓을 보니
마음이 조마해진다. 그녀석이 내일도 안오면 어떡하나?
혹시 이사를 간게 아닐까? 취직이 되어 바쁜거 아닌가?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백수: 저녁 무렵에 또 만화방을 멀리서 쳐다보았다. 문이 닫혀 있었다.
정말로 그 녀석하고 영화를 보러 간걸까? 진짜 야속한 여자다.
내가 이렇게 가슴아파하고 있는걸 알까?
만화방아가씨: 오늘도 그녀석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슬프다.
영화티켓을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 마음도 심난한데 이영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티켓 예매해준 친구를 불러 같이 보았다.
진한 감동의 여운을 주는 영화였다. 근데 자꾸 이 영화 주인공 얼굴과
그녀석 얼굴이 교차되어 들어온다. 그냥 피식 웃고만 말았다.
백수: 삼일째 만화방 문이 닫혀있다. 결혼식 준비하느라 바쁜가 보다.
야속한 여자다 그래 잘살아라. 하기야 백수인 나를 그녀가 관심이나
두었겠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어머니한테 나두 장가가게 선좀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다.
돈도 못버는게 무슨 장가를 가겠다고 하냐며 ***를 던지셨다.
피할수도 있었지만 맞았다. 아팠다. 그리고 슬펐다.
만화방아가씨: 저녁부터 머리가 아프고 몸이 떨렸다. 몸살이 온거 같다.
다음날 아침에는 일어나지도 못할 만큼 몸이 말을 안들었다.
홀로 열이나는 머리를 식힐려고 수건에 물을 적셔왔다.
힘들고 서글펏다. 그 다음날 더 아팠다. 약을 사올려고 했지만
일어날 기운이 없다. 저녁에 조금 한기가 가셔서 죽을 쑤어 먹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 도저히 못견디겠다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해 도움을 청했다.
그녀의 도움으로 약도 사먹고 해서 아프기 시작한지 3일만에 나아지는
기미가 보였다. 이제 혼자서 아픈몸을 돌볼수 있겠다 싶어 친구를
집에 돌려 보냈다. 4일째 여전히 몸이 별루 안좋았지만 그 백수녀석이
혹시 올까봐 만화방문을 열었다. 그치만 그는 오지 않았다.
백수: 그녀를 어떻게 잊을까 생각중이다. 결혼하면 제발 만화방
때려치우고 딴데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 그녀가 말한데로라면 오늘이
그녀의 결혼식날이다. 축하나 해줄까?
하지만 내가 무슨 자격으로...멀리서 만화방을 쳐다 보았다.
근데 만화방이 영업중이다. 아마 딴 사람이 봐주고 있는 모양이다.
독한 여자다. 생활력이 강하다고 봐야하나....?
에라 잘됬다. 이참에 못본 만화책이나 실컷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화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만화방아가씨: 드디어 그가 왔다. 깨재재한 모습으로...내가 그렇게
아팠는데 단골이란 놈이..내가 무얼했나 걱정되지 않았을까..? 무척
반가웠지만 최대한 원망하는 눈으로 째려봤다. 하지만 왜 그랬을까?
아팠던거 때문일까..눈물이 찔끔 나왔다.
백수: 들어서자 마자 흠칫 놀랐다. 그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빗자루로 만화방 바닥을 쓸고 있었다. 왜 그녀가 여기있지..?
결혼식이 내일인가..? 그래도 오늘은 엄청 바쁠텐데..어제였나?
어제라면 신혼여행을 갔어야지...하여간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그토록 그리워한 여인이었기에...결혼식이 파토났나? 연기되었나?
뭔가 분한게 있는지 나를 째려봤다. 내가 뭘 어쨌다고...
만화방 바닥에 머지가 많았나 부다..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걸 봤다.
눈을 불어주고 싶었지만...들고있는 빗자루가 맞으면 상당히
아플것 같은 무기로 보였다. 그래서 참았다. 아무말도 못하고
한참 있다가 용기를 내어 한마디 했다.
"결혼식 연기 됐어요? 아줌마..?"
만화방아가씨: 이자식이 여전히 아줌마라고 그런다.
결혼은 또 무슨 말이냐..? 혹시 그때 내가 결혼한다고 말한걸
진짜로 믿은거 아냐? 진짜 바보다..어떻게 선보고 그날 바로
날을 잡을수 있나. 이런 녀석이 아직 존재하다니...그러니 백수로
지내고 있지...누가 결혼한다고 그랬냐며 엄청 쫑을 주었다.
백수: 그녀가 결혼 안한다고 했다. 너무 기뻣다. 껴안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빗자루를 들고있다. 내일부터 또 만화방에 줄기차게
나와야겠다. 너무 끼쁜나머지 아줌마 내일봐요 하고 인사도 하고
나왔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끝까지 아줌마라고 놀리고 나갔다.
하지만 내일부터 그가 다시 나올것 같다.
---------------투비 컨티뉴...(담에 스펠링 부탁해여*^^*)------
..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7
백수: 만화방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날짜가 있는걸
보았다. 무슨 날일까? 아마 한달에 한번정도 그 삭막한 아저씨가 오는
그날인가부다. 무슨날인가...?(음흉한 웃음)..조심해야겠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긴해도 그녀의 성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스통 같은걸 안다. 그날 잘못걸리면 뭔가 날아올것 같은
으시함이 들었다.
만화방아가씨: 며칠있으면 내 생일이다. 이젠 내 생일날을 축하해줄
사람도 별로 없다. 슬프다. 달력에다 동그라미 쳐놓고 나를 달래
보았다. 혹 그백수가 이표를 보고 내 생일인걸 생각할수 있을까?
괜한 기대는 하지말자. 저길봐봐...가스통에 맞은것처럼 으시시대잖아.
백수: 그녀르 보러 만화방에 갔다. 오늘은 이름과 나이를
꼭 알아야 겠다. 에...아줌마..아줌마 노처녀 맞죠? 얼떨결에
이렇게 말해버렸다.
만화방아가씨: 이 백수녀석이 아줌마도 모자라서 이제는 노처녀라고
놀린다. 열받아서 21살도 노처녀야? 라고 따졌다.
백수: 25살? 생각보다 훨씬 어리네...그럼 나하고 3살차이니까...
음...딱 좋네...이렇게 생각하니 그녀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인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만으로 25살인걸 눈치챈것 같은 요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7살이라고 말해버릴까..? 저녀석 나이가 궁금했다.
그래서 그쪽은 몇살먹은 백순데요? 라고 말했다.
백수: 역시 그때 백수라고 한걸 들었구나..흑..28살이나 되어가지고
백수라 그럴까봐 아줌마보다는 한살 많아요 라고 말했다..잘해쮜?
만화방아가씨: 뭐야? 연하잖아...연하도 괜찮을까..?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저녀석이 나하고 무슨 상관이라고..
다음에 기회봐서 말을 놓아야겠다.
백수: 만화방에 오늘은 좀 늦게 갔다. 안에는 그때 삭막하게 생긴
아저씨가 있었다. 그래서 만화책만 뒤적이다 그냥 집으로 갔다.
가다가 생각하니 오늘이 그날이다.
조심해야 겠다. 그러고보니 내가 지금껏 그녀를 좋아만했지
뭐하나 준게 없다. 편지도 한번 안보냈으니...호주머니에는
만원짜리 하나가 있다. 뭘 사가지고 갈까? 아무래도 먹는게 남는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렸다.
순대, 족발, 통닭, 닭똥집..비암...아무리 떠올려도 그녀가 좋아할만한게
없다. 근처에 제과점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저기 가면 뭔가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케익을 샀다. 바쌌다. 만원으론 그기 있는 것중에 제일 작은거밖에
살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장을 해노으니 순대나 족발 싸놓은것 보다는
있어보인다. 아직 그녀가 돌아오지 않았나보다. 아저씨가 꾸벅꾸벅
졸구 있다. 저자린 아마 졸리게 만드는 무슨 마법이 걸려있는거 같다.
그 아저씨한테 이 물건을 주며 어떤 멋있는 단골이 줬다라고만
말하라고 했다. 썩 나를 쳐다봤다. 왜 보셨을까? 나도 의심이 갔다.
그래서 한마디 더했다. "이거 먹지 마요.."
그 아저씨가 왠지 그녈 안주고 먹어버릴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오늘 뭔가 내 마음을 표시한것 같아 기분이 괜찮았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내생일이다. 아빠 엄마한테 연락온거 말고는 아무도
내 생일을 기억하며 전화해준 사람이 없다. 초라한 느낌이 들었다.
오후에 친구를 만나 술이나 한잔하구 자축해야겠다. 그러던 차에
삼촌이 오셨다. 오늘 내 생일이신걸 아셨나부다.
내가 만화방 봐줄테니 오늘 하루라도 맘껏 놀다 오라 그러신다.
겉모습과 달리 마음이 참 상냥하신 울 삼촌이시다.
같이 늙어가는 친구 불러서 놀았다. 그냥 조용하게 제과점서
케익사서 파리하고, 저녁무렵에 괜시리 그때 그 영화 또 봤다.
친구가 딴거 보자고 그랬는데 그냥 그 영화가 보고 싶었다.
만화방에 가니 삼촌이 뭘 준다. 좀 덜떨어진 백수같은게
그냥 단골이라 준다 그러면서 놓고갔다는 것이다.
케익이다...누굴까?
혹시 그 백술까?... 좀 덜떨어진 놈이라니...그런거 같다.
근데 그에게 그럴만한 센스가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날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나 오래 못살거 같다. 내 미모는 아무리 감출려고해도 안되나 보다.
흑흑...미인박명...
그녀석이 주었을까? 감히 백수연하 주제에...
근데...나 이거 그가 선물한 것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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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8
백수: 그녀 이름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 오늘은 과감히 만화책을
빌리자. 자연스럽게 내이름도 가르쳐주고 기회를 봐서 그녀이름도
물어봐야겠다. 그 케익은 잘 먹었을까...?
만화방아가씨: 그 녀석이 오늘은 무슨 결의를 하고온거 같다. 역시
그때 그 케익은 그가 준것이...무슨 고백이라도?...
약간이나마 기대를 했던 내 자신이 한심스럽다.
들어올때 날 쳐다 **도 않고 만화책 몇권을 뽑아와가지고...
경색된 얼굴로 이거 빌려가겠습니다. 라고 그랬다. 난 또...좀 아쉽다.
그러고보니 오늘 처음 빌려가는거 같다. 이녀석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 절호의 찬스다. 나보다 한살 어린걸 알고 있는터라...
버릇처럼 반말이 나왔다.
" 이름이 뭐야...?주소하고 전화번호좀 불러봐여"
백수: 뭐야...? 지금 나한테 반말을 한건가? 한살정도 많은놈 한텐
자연스레 반말이 나온다...? 옛날에 잘나갔던 여자같다. 그래도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맘은 변함이 없다.
만화방아가씨: 이름이 "고성영"이구...전화번호가...867-58XX....흠...
심심하면 장난전화나 걸어봐야 겠다.
백수: 우쒸...내 이름만 가르쳐주고, 그녀 이름을 못 물어봤다...
만화책 안갖다 주면 울 집으로 전화가 오겠지..그때 기회를 잡자..
만화방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또 며칠째 안나온다. 내가 그동안
장난전화 쳤던걸 눈치 챈걸까? 빌려간 만화책을 읽어 버렸나?
내일도 안나오면 만화책 가져오라고 전화를 해야겠다.
만화방안엔 손님은 많은데 그 녀석이 없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근데 그 녀석 전화답은 태도는 고쳐야겠다.
나보고 "사오정 귀파는 소리하지말고 썩 꺼져"..라고 그랬다. 나쁜놈..
백수: 만화책을 사흘동안 안갖다 주었는데도 그녀한테서 전화가 없다.
요 며칠동안 어떤 이상한년이 자꾸 장난전화를 했다.
"동물원이냐? 사자한테 밥은줬냐?.."
심지어 "아우웅...아우웅.." 별 그지가튼 소리까지 내었다.
그렇지만 난 좋은말로 타일러 이런짓 하지 말라고 했다.
내일도 전화가 안오면 그냥 갖다줘야 겠다. 지금 그녀가 몹시 보고싶다.
백수: 그녀의 전화가 오늘도 안올것 같다. 그래서 아침일찍 만화책을
들고 만화방으로 향했다. 설렌다. 오랜만에 그녀의 모습을 본다는
기대에 만화책을 들고 하늘을 날듯이 뛰어갔다.
만화방아가씨: 오늘도 그 녀석이 안오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처럼 화장을 하고 아침일직 그녀석 집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할려고 하던차에 그가 숨을 헐떡러리며 만화방으로 들이닥쳤다.
백수: 백수는 뭘 들고 함부로 뛰어서는 안된다는걸 새삼 느꼈다.
만화방에 들어가기도전에 탈진해 죽는줄 알았다. 만화방안에 손님이
아무도 없다. 화장을 하고 그녀가 어디에 전화를 하고 있다.
그새 딴놈하고 선본게 아닌가 싶다. 찌리릭 쳐다봤다.
만화방아가씨: 숨을 헐떡거리며 못마땅한 듯 날 쳐다본다.
아무래도 내가 장난전화한걸 이 녀석이 눈치챈거 같다.
그런거 같다고 생각하니 난줄 알면서도 그딴 소릴 나한테 했단말이야??
기분이 나빴다. 그래서 "그래 내가 사오정이다."라고 말했다.
백수: 갑자기 웬 사오정?...그녀 이름이 오정이었나...?
내가 그녀 이름을 궁금해 하고 있다는걸 어떻게 알았을까...?
혹시 그녀도 나한테 관심이 있나...? 근데 이름이 너무 이상하다.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 이름이 오정 이었어여..? 여기 만화책 가져왔는데요..이름이 참
이뿌군요..성도 특이하고.." 라고 내딴에는 엄청 길게 또박또박 말했다.
나도 할수있다. 아자!
만화방아가씨: 뭐야 이녀석 누가 오정이라고...내가 장난전화한거
모르는건가? 그렇다고 내 이름을 사오정 이라고 믿어버리다니..
확실히 덜 떨어진 놈임에 틀립없다. 할수없다.
저녀석 성격에 아줌마, 노처녀,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오정이라고
날 부를게 틀림없다. 성까지 붙여서 말이다. 그래서
" 제 이름은 영란이에요...이영란. 누가 오정이라고 그랬어요...?
하여간 성영씨 연체료 물어야 겠네요.."말했다.
백수: 야 단골한테 이럴수 있나? 하루 늦은걸루 연체료라니..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왜 난 그녀한테 그런말할 용기가
없으니까..아까 왜 사오정이라고 그랬을까...?
연체료 내고 나니 만화책 볼 돈이 없다. 할수없이 그냥 집으로 왔다.
그녀 이름이 이영란이랜다. 이영란...햐~~이름한번 이쁘다.
그리고 그녀가 오늘 내 이름을 불러주었다.
내 마음은 그녀가 그려져 있는 아침하늘을 보고 있었다.
만화방아가씨: 괜히 연체료 물었나? 소심한녀석...그렇다고 삐져서
집으로 가버리다니...화장까지 했는데...한살이라도 많은 내가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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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9
백수: 만화방을 가다가 아직도 붙어있는 그때 그 영화 포스터를 보았다.
순간 이 영화를 그녀와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이번주가 마지막 상영인거 같다. 그녀가 나와 이영화를 봐줄것 같은
느낌은 별루 안들었지만 바로 티켓을 예매하러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녀와 영화를 같이 본다는 상상은 너무나 황홀하다.
만화방아가씨: 만화방바닥을 쓴 먼지를 밖으로 버리다가 멀리서
달려오는 그 백수녀석을 보았다. 어찌보면 귀엽다. 내가 밖에 나와있으면
이녀석이 자길 기다린줄 알겠다. 안으로 들어갔다. 얼마 안있어 그가
들이 닥치리라. 숨이 헐떡이며...
한참이 자났는데도 그 녀석이 안들어온다. 왜 안들어 오는걸까?...
먼지도 없는 쓰레받기를 들고 밖으로 나가 보았다.
백수: 드디어 그 영화표를 샀다. 내일 아침일찍 만화방가서 멋있게보러
가자고 말해야 겠다.
만화방아가씨: 이녀석이 어디간걸까...? 그녀석이 하루종일 나타나지
않았다.
백수: 늦잠을 잤다. 만화방에 가니 사람들이 많다. 전번에 본
노란추리닝 그녀석도 있다. 피시에스 안테나로 콧구멍 후비고 있다.
이빨도 엄청 누른거 같다. 하여간 이렇게 사람많은데서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와 오늘따라 눈이 자주 마주쳤다. 내일은
진짜로 일찍와서 말해야 겠다.
만화방아가씨: 저 백수녀석이 날 좋아하는거 같은데...내 생각인가?
그녀석과 눈이 자주 마주친다. 지금 그녀석이 날보고 무얼 생각할까?
궁금하다. 그녀석이 너무 말이없다.
추리닝(또한번특별출현): 옆에 있는 백수같은게 자꾸 쳐다본다.
아마 피시에스없는 녀석 같다. 이 피시에스에 눈독들이는게 틀림없다.
그래서 이건 절대 안된다고 씩 웃어보여줬다.
백수: 아침일찍 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다. 잘됐다. 꼭 말해야지.
근데 막상 영화표를 꺼내니 그녀에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녀가 날 껌벅껌벅 쳐다본다.
만화방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오랜만에 아침일찍 문열자 마자 왔다.
날 쳐다보는것이 무슨 할말이 있는거 같다. 혹시나 싶어 그때 케익 혹시
자기가 준거냐고 물어봤다.
백수: 말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그녀가
"저기요..혹시 케익..그쪽이 준거에여..?" 라고 물어봤다.
엥 그럼 지금까지 내가 준건지도 몰랐단 말이야..??
"예? 아...예"라고만 말했다.
만화방아가씨: 햐...저녀석이 준게 맞구나...전혀 그런 센스가
없는거 같이 보이는 녀석인데...놀라웠다. 그리고 그 답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백수: 그녀가 말 붙인게 용기가 된걸까?...그래서 영화표를 꺼내며..
" 영화표가 있는데요...거시기요...요번주말에 시간이 되시면...
같이 보러 안갈래요...? 제가요..뭐랄까..그래도 단골이잖아요.."
만화방아가씨: 훗 그녀석이 영화를 보러가잰다. 영화표를 보니
내가 그때 자기랑 보러갈려고 했던 그 영화다. 그리고나서 또 한번
더 본 영화다. 아마 집에 뒷북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심심할때마다 치는거 같다. 그냥 자꾸 웃음이 나왔다.
백수: 왜 자꾸 웃는거야...? 보기 싫으면 안본다고 말하믄 되지.
사람 쪽팔리게 말이다. 다시 용기를 내어 " 만화방때문에 그러시다면
제가 대신 봐드릴수도 있는데요. 같이 보러 안가실래요..?
라고 말했다. 나 지금 떨고있냐...
만화방아가씨: ????? 녀석이 지금 상당히 정신상태가 불안하다.
"만화방 성영씨가 봐주면 이 영화는 저 혼자 보러갈까요...?"
백수: 이여자 예리한 여자다. 내가 말 실수한걸 눈치채다니...
아이씨...보러 갈건지 안갈건지 빨리 대답이나 해주면 좋겠다.
숨이 막힌다.
만화방아가씨: 보러갈까? 말까? 이녀석 가지고 노는게 재밌다.
어린것이...귀엽기도하다. "아직 주말에 무슨일이 생길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아무리 단골이래도 그렇지...다큰 처녀가 아무나하고 영화를
보러가요..?" 그녀석의 얼굴이 불그락 거린다. 아휴 재밌다.
백수: 역시 그녀가 나하고 영화보러가시 싫어하는구나.
짤없이 거절인가 부다. 내일부터 쪽팔려서 어떻게 만화방나오나.
괜히 영화보러가자구 그랬나보다. 에그 멍청아...
그냥 만화책이나 보며 그녀 얼굴이나 쳐다본다는건데..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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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 10
만화방아가씨: "성영씨 이 티켓 나줘요. 제가 가지고 있다가
주말에 시간을 낼수 있다싶으면 전화를 할께요. 여기 그때 적어준
전화번호 맞져? 그리구 가게되면 딸랑 영화만 보는거 아니겠죠?
전 스테이크를 참 좋아해요."
백수: 야 이거 거절한거 아니지.."아..예..스테끼..그 뭐시라고요..
울 아부지 지갑을 삥쳐서라도 그거 사드릴께요...하하.
그럼 안녕히 꼭 전화주세요."
야호..윽..기쁜나머지 정신없이 나오다 달려오던 꼬마 자전거와
부딪쳐 걸려 넘어졌다.
지나가던 어떤 여자가 걱정스러운지 깔깔 웃는다. 괜찮다고 꼬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프다. 그래도 이게 대수냐..?하하
만화방아가씨: 이제 이 영화 대사까지 다 외우게 생겼네...이번주말은
문닫고 미장원이나 다녀와야겠다. 그 녀석 나가고 나서 빡 소리가 났다.
뭔소린가 싶어 나가보았다. 어떤 꼬마가 자전거를 끌며 개자식
쪽팔려 주껐다. 그러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석은 저기 멀리 날 듯이 뛰어가고 있다. 귀엽다.
백수: 이틀동안 전화기를 부여잡고 그녀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의 전화는 오지 않았다. 아부지가 저녀석이 취직못하더니
드디어 실성했구나 하며 혀를 차신다.
아직 동정의 눈빛이 남아 있는걸루 봐서 내가 아버지 비상금
훔쳐낸걸 모르시나부다.
만화방아가씨: 그 백수녀석이 만화방을 이틀동안 안나왔다. 좀 이야기
오래했다 싶으면 그 다음날은 꼭 안나오는거 같다.
내일은 전화를 해야겠다. 주말이 자꾸 기다려지는건...
백수: 아침부터 밥도 제대로 못먹고 전화기 근처만 배회하고 있다.
자꾸 아부지 엄마만 찾는 전화다. 그런 사람 안산다고 했다.
드디어 저녁에 왠지 그녀 음성같지 않은 사람이 날 찾았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인디요. 라고 대답했더니..
"저 영란인데요. 저 아시죠" 그랬다. 앗 그녀다. 근데 전화받는
목소리가 왠지 그녀목소리 같지않다. 예전에 나한테 장난전화한
그 여자목소리 같다. 어쨌든 제발 다음말은 내일 시간이 되니
보러가자고 그랬음 좋겠다....그런데..시간이 도저히 안나겠다고
그런다. 흑..매정한 사람...그 소릴 듣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괴로움에 괴성을 질렀다. 아버지 어머니가 달려왔다. 좀 무안해서
아무것도 아니라 그랬는데 엄마가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잰다.
아...죽고싶다.
만화방아가씨: 드디어 약간은 설레는 맘으로 전화를 했다.
이 녀석이 시큰둥하게 받더니 내가 말을 끝마치기전에 끊어 버린다.
뭐 인기다있노...내일 시간이 도저히 안나겠...딸깍!
하지만 특별히 아주 단골이라 시간을 내보겠다라고 그럴려 했는데...
우쒸..다시 전화를 했다. 무슨 개 울음소릴 내더니 감사합니다만
연발했다. 내일 극장앞에서 보기로 했다. 흠...자꾸 거울에 눈이
가는건 왜일까..?
백수: 그녀가 다시 전화왔다. 갑자기 전화 왜 끊었냐고 뭐라 그런다.
순간 정신이 들어 한자한자 똑똑히 들었다. 내일 극장앞에서 봐요.
오옴옴...(감격의 울음을 애써 참는 소리)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야호 야..엄마가 달려오시더니 당장 병원가잰다.
그 소리가 내귀에 들어올리 없다. 내일 아침일찍 목역탕엘 가야지.
내일 입고갈 속옷에서부터 양말까지 머리맡에 챙겨두고 그녀가
내꿈에 나타나길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백수: 새벽에 해뜨자마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산뜻하게 개인 아침
하늘아래 그 영롱함은 내 마음을 더욱 들뜨게 했다. 그녀에게 잘보이기
위해 난 목욕탕으로 간다. 지나가는 사람사람이 모두 사랑스럽다.
만화방아가씨: 오늘은 다른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났다. 지금 만화방을
열자니 너무 일찍이다. 그래 오늘은 아예 문열지 말자. 몸도 나른한데
목욕이나 가야겠다.
백수: 목욕탕안 모든 사람이 발가벗고 있다. 그래 사람은 모든 평등하다.
벗겨놓으면 이렇게 다 똑같은 사람인걸..괜한 용기가 생긴다.
열심히 삽시다 여러분...!
괜히 소리질렀나..? 저기 어떤 꼬마가 "아빠 저 아찌 백순가봐..."
그랬다. 그래도 사랑으로 들뜬 내 기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그 꼬마 녀석이 오히려 귀얍다.
만화방아가씨: 목욕을 하러 가는데 남탕쪽에서 백수 그녀석이 나왔다.
얼른 근처 전봇대뒤로 숨었다. 다행히 그녀석이 반대방향으로 갔다.
후후 저녀석이 자기가 깨재재하다는걸 이제사 느꼈나 보다.
목욕을 하는데 그 녀것이 생각이나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걸 보시던
어떤 할머니가 "새댁 남편이 잘해주는가 보구려...좋을때지"
그런다. 우쒸..할머니까지 날 아줌마로 보다니..괜히 웃었다가
할머니 등만 밀어주었다.
백수: 그녀가 극장앞 영화 시작하기 한시간전에 만나자고 그랬었다.
그런데..그런데..4회표인지는 알겠는데 몇신지 모르겠다.
그녀가 표를 가지고 있으니...에라 모르겠다. 뭐 좀 일찌기 서두르자.
힘겹게 잡은 약속인데 늦을수야 없지...
만화방아가씨: 오전에 만화방을 청소했다. 그리고 오후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싶어 미장원을 갔다. 머리 손질도 좀하고
코팅도 좀 해야겠다. 기분좋은 토요일...
여유로움속에 나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시간을 재촉하고 있다.
백수: 영화관 앞 사람들이 많다. 이 영환 종영이 이번주말인데도
불구하구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들뜬 기분일까..?
극장앞 스피커에서 방송이 나왔다.
타이타닉 3회입장객들 입장해 주세요...에게 이제 3회 시작하는가벼...
할수 없이 근처 앉을곳을 찾았다. 영화관 구석진 곳에 앉기 좋은곳을
찾아가 앉았다. 그녀가 조금 있으면 올텐데...이거쯤 모기다리랴...
근데 시간이 넘 안간다. 그녀와의 추억을 생각하며...에...생각하며..
에...생각하니 별루 없다. 긴장되던 맘도 시간의 여유로움때문이었을까?
슬슬 잠이 온다.
-----------계속----------------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11
만화방아가씨: 미장원에 손님이 꽤 있다. 내 차례를 기다렸다.
좀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내 차례가 되어 머리손질을 받고 코팅젤
발랐는데...이게 왜이리 안 마를까?...점점 약속시간이 다가온다.
내 마음이 자꾸 조급해졌다. 집에 와 나갈 준비를 하고 문을 나서며
시계를 보니 벌써 약속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그나마 영화시작전까지는
도착할수 있을것 같다. 근데 그녀석이 속이 엄청 좁은걸 안다.
도착해서 뭔소리 들을거 같다. 이그..화상아..조금 일찍 서두르지...
백수: 그녀가 저기 멀리서 달려온다. 그리고 내품에 안긴다. 그녀의
맑은 눈에 내 모습이 잠겨있다. 이리와..영란...!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할까..?
"아이..움~(입 내미는 소리)"
근데...갑자기 누군가 나를 쳤다. 라거파는 놈이면 주겨버릴껴...
그래서 엄청 짜증을 내며 쳐다 보았다.
만화방아가씨: 다행히 영화시작 전에는 도착했다. 그렇지만 약속한
시각에는 한 시간가량 늦었다. 그가 뭐라 그럴지 모르겠다.
그 녀석을 찾았는데 없다. 이 속좁은 녀석이 그냥 가버린거 아녀?
근데 저기 어디서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킥킥 웃는다.
그래서 가보았다. 그 녀석이 이상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낀채
앉아 피사탑처럼 자구있다. 쪽이 팔림이 느껴져 온다.
그래도 한편으론 그녀석이 마니 귀여워 보였다.
살며시 다가가 그를 깨웠다. 그리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럴려구
했는데..."우쒸" 그러며 짜증을 냈다.
아마도 내가 늦으게 짜증이 났나보다.
백수: 그렇게 꿀려고 노력을 해도 나타나주지 않던 영란씨가 꿈에
나타났는데...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누나 날 깨우는겨...?
고개를 들었다. 눈이 확 뜨였다. 영란씨가 내눈앞에 있는것이 아닌가..?
오늘따라 더욱더 화사하고 이쁘다. 근데 그녀가 왜 내눈앞에 있는거지?
주위도 너무 낯설다..."영란씨...여기 왠일이에요...?"
만화방 아가씨: 여기 왠일이에요? 한시간 늦은걸루 몹시도 심하게
삐졌나부다. 진짜 상당히 속이 좁은 놈이다. 그래도 내가 잘못한거니
할수없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그래야 겠다.
백수: 아..맞다. 그녀와 영화보기로 했지. 그것도 잊어버릴정도로 깊이
잠들었나 부다. 지금이 몇시여..? 시계를 봤다. 맙소사..
내가 세시간이나 잤단 말여...? 그녀를 보니 어이 없다는 표정이다.
날 많이 찾아 헤맨거 같다. 좀 찾기 쉬운데 앉아 있을걸...일걸 어쩌나?
빨리 사과를 해야겠다.
만화방 아가씨: 이제는 시계까지 쳐다본다. 니가 도대체 얼마나
늦은건지 알어? 그렇게 묻고 있는거 같다. 저런 녀석한테 잘 보일려고
내가 미장원까지 가서 그 고생을 한걸까...? 짜증이 날려고 한다.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 목젖까지 나오다 말았다.
근데...저녀석이 대뜸 조금은 더듬거리면서 여기 졸구 있느 나 찾느라고
많이 헤매지 않았냐며 미안해 한다. 그리고 그냐 가버리지 않고 찾아
주어서 고맙다고 까지 한다.
나참...멍청하다고 해야하나? 착하다고 해야하나?
백수: 이거 첫 만남인데...왜 이러냐..화상아....
처음부터 이런 백수 이미지를 줘버리다니...싹싹 빌며 사과를 했다.
다행히 그녀가 화가 풀린거 같다. 그녀가 씨익 미소를 지어보여주었다.
휴...그녀가 생각한것 처럼 성격이 가스통인거 같지는 않다.
그냥 가버리지 않고 날 끝까지 찾다니...다행히 영화 시작전에 찾았구나
다시한번 그녀가 사랑 스럽다.
만화방아가씨: 조금 황당하다. 그 녀석이 먼저 사과를 하다니...
혹시 일부러 그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 녀석이 머쓱해 하는
얼굴을 보니 너무 순지해 보인다. 일부러 그러는거는 아닌거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녀석이 왠지 사랑스러워 보였다. 웃음도 나구...
계속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기래...괜찮으니까 앞으로 그일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구 그랬다. 좀 맘이 찔린다...
백수: 얼굴만 이쁜게 아니라 맘씨도 착하구나..하하..그녀가 날 위해
팝콘하구 음류수도 사왔다. 음...너무 황홀하다...
------------------계속---------------
.. 백수와 만화방아가씨 #12
만화방아가씨: 뻔히 다음장면이 뭐 나올지 아는 이 영화가 기대되는건
이녀석이 지금 내 옆에 앚아 있기 때문일까..? 녀석이 팝콘을 혼자서만
먹고 있다. 광고 보면서 저렇게 껄껄 거리다니...
결국 영화예고편도 시작하기전에 그 많은 팝콘 다 먹어치웠다.
분위기 없는놈...영화 같은데 보면 팝콘 먹다가 손이 겹치는 애틋한
장면도 연출되는데...먹어보라 소리도 한마디 안했다. 독한놈..
이럴줄 알았으면 두개를 사는건데 그랬다.
백수: 그녀가 지금 내 옆에 앉아있다. 뭔말을 하고 싶은데 할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괜히 팝콘만 주섬주섬 주워먹었다. 이게 디게 맛없네.
이런걸 이천원이나 바다쳐먹는단 말여..?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웃는다.
멋적어서 따라 웃었다.
만화방아가씨: 이 다음장면이 찡한 장면인데 그녀석
표정은 과연 어떨까..?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하하..사내 자식이 징징
짤려고 한다. 씩 그녀석이 나를 쳐다봤다. 이런 장면에서 내가
웃으니까 이상하다는 듯 갸우뚱거린다. 좀 머쓱하구먼...
백수: 너무 찡하다. 눈물이 날려고 한다. 흑흑...그녀도 지금 눈물이
나려 할까...? 한번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쿡쿡 거리다가 흠칫 놀라 스크린으로 눈을 돌렸다.
내가 징징 거린게 저 찡한 장면을 완전히 압도해 웃겼나 보다.
쫄팔려라...사내는 우는게 아닌가 보다.
만화방 아가씨: 이녀석 그때도 느꼈지만 여린면이 많은거 같다. 내가
눈시울 지었던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징징 거릴려고 했다. 나올때
손수건을 말없이 건냈다. 근데 눈물 닦으라고 준건데..이녀석이
자기 뒷주머니에 넣어버린다. 체면에 달라고 할수도 없고..비싼건데..
하지만 별로 아깝지는 않다.
백수: 그녀가 이쁜 손수건을 나에게 주었다. 무슨 의미일까..?
비싸 보인다. 고히 간직하겠다고 속으로 말하고 넣었다. 다음에
더 좋은걸루 사다가 선물해야겠다.
만화방 아가씨: 영화가 끝났다. 그녀석이 스테이크 먹으러 가잰다.
돈도 없는게...영화가 생각보다 길었다. 시간도 10시가 거의
다되어 간다. 이시간에 무슨 스테이크하는데가 있다고...근처에
그럴싸한 찻집이 있다. 다음에 스테이크 사라고 그러고 정 아쉽다면
차나 한잔하자고 했다.
백수: 그녀 스테이크 사줄려고 아버지가 숨겨논 10만원 꽁친거
그냥 갖다 넣어두게 생겼다. 차나 한잔 하자구 그랬다. 흠...
그것두 좋지. 영화 끝나자마자 집에 간다고 그럴까봐 가슴 졸였는데...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와의 대화..드디어 그녀와 나와의 공유된
기억을 갖게 되는건가...?
만화방 아가씨: 찻집안에서 별말없이 너그러운 시간이 간다. 무슨말을
할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는 좋은데 아직 그녀석과 나는
어색한가보다. 만화방 올때 잘해줄걸 그랬나..?
백수: 뭔말을 해야하나..? 하지만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는것만도
너무 기분이 좋다. 주위에 연인들이 하나도 안부러운건 그녀가 내앞에
있게 때문이지...조명등 하나하나가 그녀를 위해 나리는 별빛같다.
자꾸 가슴이 떨려오는것도 내앞에 그녀가 날 위해 앉아있기 때문이지.
잔잔히 흐르는 음악 한음한음이 그녀를 위해 떨리는 내마음조각같다.
만화방아가씨: 저 녀석이 왠지 분위기를 잡는거 같다.
그녀석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은걸 알고 있을까..?
그래서 혹시 연상의 여인 좋아해본적 있냐고 물어보았다.
백수: 왠 흥을 깨는 소리..난 연상에 대해서 이성의 감정이 전혀
안든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솔직히 어릴쩍에는 옆집 누나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 시련이 너무 컸다. 그뒤부터는 하루만 연상인 여자도
이상하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만화방아가씨: 뭐야 이녀석 기껏 만나줬더니 연상은 안된다고...?
내가 자기보다 한살 많다는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내일부턴 만화방에 안나오게 되는건 아닐까? 백을 뒤져 다이어리를
집어 테이블위에다 놓았다.
백수: 다이어리를 꺼내 놓는다. 무슨 의미일까...? 저속에 그녀의
일상이 기억되어 담겨 있을까? 보구싶다. 좀 봐도 돼냐고 물어볼까..?
만화방아가씨: 다이어리보구 침은 왜 삼키냐..? 보여달라면 보여주께...
반응이 없다. 그래서 다이어리 안에 면허증 끼워놓은 곳을 펼치며
사진이 맘에 안드네...그녀석이 들으라고 혼잣말을 했다.
백수: 앗..그녀 사진이다. 기회다. 면허증 최근에 땄냐고 물어봣따.
나는 딴지 오래되었다며 어떻게 바꼈는지 한번 봐도 돼냐고 물어 보았다
만화방 아가씨: 역쉬 이녀석은 내 의도데로 잘 따라온단 말이야...
보여줄 목적으로 펼친건데..."싫어요.."
백수: 하기야 내가 무슨 애인이냐? 근데 싫다면서 면허증을 뽑아서
주는건 무슨 의미일까..? 일종보통...! 사진 잘 나왔네..뭐...
이쁘기만 하다. 한참동안 그녀의 사진만 뚫어지게 보았다.
만화방 아가씨: 이녀석이 반응이 신통찮다. 기대되지 않는 말이
나올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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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아가씨 이야기 #13
백수: 주민등록번호가 칠이공...뭐야 진짜 한살차이 잖어..?
그래서 칠십이년생이면 27살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만화방아가씨: 그거 눈치 채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냐..?
실망한 눈빛이다. 만으로는 25살이에요...참 생일 지났으니까
지금은 26살이네요...히히..아마 제가 연상인거 같죠...?
백수: 연상...? 아까 그래서 연상 뭐라 그랬나...?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녀는 단지 그녀일뿐이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랴..
음 멋있는 말같군...한살 차이라...한살 차이면 좋지..울 아부지하구
울 엄마두 한살 차인디...미소가 스민다. 내가 아무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자 그녀가 나한테도 면허증 있냐고 물어봤다.
참내..그린 카드다. 지갑을 뒤져 보여주었다.
한 오년전 사진이라 제법 핸섬한거 같다.
만화방아가씨: 2종보통...93년 모월모일..쿠..오년전이랑 변하게
하나도 없네...칠일일이공일...어머 진짜 나보다 한살이 많네...
저 녀석이 내가 생각하는거 보다 상당히 내 의도를 파악하고 있느거
같다.
백수: 잠자리에 들었다. 과연 오늘 잠이 올까...? 영란씨를 만화방에
데려다 주었을때...힘내세요 성영씨..라고 내게 말해줬다.
가슴이 찡했다. 오늘 영화에 나온 여주인공보다 훨 이쁘다.
우리 영란씨가...잘자요..영란씨 낼봐요~~
만화방아가씨: 그녀석이 나보다 한살많다. 완존히 백순줄 알았는데...
보이는것처럼 시간만 죽이는 녀석은 아닌가 보다. 고민이 많았다.
흠...지금 그녀석을 생각하며 일기를 적구있다. 그리고 내일이면
다시 그가 만화방으로 달려오겠지...
만화방아가씨: 그녀석하고 많이 가까워졌다. 하루하루 그녀석이
나타나기만을 고대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아직 약간은 어색하지만
이제 제법 그나 나한테 말을건다.
쥐포도 구워주고...만화책정리도 해주며 만화방일을 도와준다.
그리고 손님이 아무도 없을때면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앉아 만화책도
봤다. 옆에서 킥킥거리는 녀석이 점점 사랑스러워진다.
백수면 어때..같이 만화방하면 되지..이런 생각까지 든다. 이제는...
백수: 그녀하고 점점 거리가 가까워짐을 열실히 느끼고 있다.
그녀 앞에서 더듬거리던 말솜씨도 제법 멋있는 말도 할줄 아는
화술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손님이 없을때면 그녀가 틀어놓은
음악을 들으며 같이 앉아 만화책을 보며 웃을수도 있게 되었다.
옆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점점 내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치만
난 여전히 백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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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이야기 # 14
만화방 아가씨: 오늘 그가 다른때보다 더 헐떡이며 만화방을 찾아왔다.
드디어 발령대기가 풀렸다면서...기쁜 표정을 짖는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창원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했다. 기숙사생활을 하며
단체생활과 그 회사의 기업정신등을 배운다고 했다.
작지만 월급도 받는다며 자랑을 했다. 하지만 잘못하면 바로 짤린대나..
잘 되었다. 부디 열심히 잘해서 자신감을 찾기 바란다며 기쁜 표정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너무 아쉽다. 그가 일주일뒤부턴
만화방을 못나올 것이기에. 것두 100일씩이나...그래도 그 백수딱지
그때쯤이면 말끔히 떼어 냈으면 좋겠다.
백수: 오늘 회사다녀와서 아버지 어머니께 드디어 취직이 되었다고
했더니, 부부가 얼싸안고 꺼이꺼이 우신다. 배굿인 날 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참 안스러우셨나보다. 만화방으로 달려가서 이 사실을 그녀에게
알렸다. 그녀도 기쁜 모양이다. 하지만 일주일뒤 창원으로 떠난다.
100일동안 그녀를 못볼걸 생각하니 취직되었다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밀려온다.
만화방아가씨: 오늘 그가 만화방에 나오지 않았다. 그냥 말없이
창원으로 떠났나 보다. 서운했다. 이미 나도 그에게 사랑의 감점이
생겼나 보다. 이자식 취직됐다고 날 버리기만 해...훗! 그녀석 잘해낼까
백수: 오늘은 가슴이 떨려 만화방에 가지 못하겠다. 그러나 내 마음은
지금 몹시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장식되어 있다. 나는 그대가 내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내가 없는 동안 누가 그녀에게 껄덕될까봐
걱정이 된다. 그녀가 없는 그곳에서 과연 그리움을 참아내며 잘해낼수
있을까...
만화방아가씨: 그가 떠난지 열흘만에 전화가 왔다.
사관이 재수없다고 그랬다. 빨간 체육복을 생활복으로 줬다는데
쪽팔려 죽겠다 그런다. 하하 그 체육복을 입은 그의 모습이 보고싶다.
전화는 자주 못할것 같다고...그러면서 시간나는데로 편지를 보내겠다
한다. 만화방앞에 편지통하나 설치해야겠다.
백수: 얼마나 비참한 백수 생활을 했던걸까..? 이방놈들 몰골은 꼭
북한에서 목숨걸고 귀순한 사람들 같다. 동병상련을 느끼고 잘해보자며
서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금방 친구가 됐다. 사관이 여간 깐깐한게
아니다. 빨간 체육복 입혀서 아침마다 운동장을 돌게한다.
숨은 안가뿐데 쪽팔려 죽겄다.
만화방 아가시: 멀리 떨어진 그가 오늘따라 그립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화방에 그가 모습을 감춘지 이제 일개월째다.
가을날 떨어지는 한잎 낙엽이 그녀석 모습이 되어 바람에 흩어진다.
그 녀석한테 편지가 왔다. 귀여운데만 있는줄 알았는데...
애틋한 글로 날 감미롭게 할줄도 안다...자기방에 온통 애인 사진
붙혀 놓은 놈들 때문에 서러버 죽겠다라며 최근에 예쁘게 찍은 사진
있으면 보내 달라고 했다.
뭐야..이놈..누가 자기 애인이라도 된다는 거야?
오늘 난 그에게 답장을 쓰고 있다. 내일 아침일찍 그에게 이편지를
보내야겠다. 오후에 찍은 내 사진을 고이 넣어서 말이다.
백수: 그녀한테서 편지가 왔다. 너무나 애틋하다. 이제 서럽지도 않다.
이방벽에 붙어있는 모든 여자들보다 이 사진속의 그녀가 백배는 이쁘기
때문에...오늘 그녀한테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할 말이 많지만
시간이 너무없다. 뒤에 있던 넘이 넌 애인일지 몰라두 난 마누라다.
그러며 빨리 끊어라 그런다. 끝까지 이 전화기를 사수하리라..
그러나 오늘까지 전화못하면 마누라한테 맞아 죽는다라는 그녀석 말이
너무 실감나게 들려 그녀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만화방아가씨: 그녀석한테서 전화가 왔다. 너무 반가웠다. 할말이 너무
많은데...뒤에 있는 사람이 자꾸 빨리 끊어라고 하나부다.
아쉽고 그리고 그녀석의 목소리가 사라진 지금 그의 모습이 그립다.
뒤에 어떤 녀석인지 내손에 잡히면 주거...
백수: 그녀가 너무 그립다. 바깥 늦가을 공기는 이미 제 삶을 다한듯
싸늘이 식어있다. 아침에 빨간 체육복입고 도는게 이제는 더이상
쪽팔리지 않다. 스피커에서 그 성질 더러분 놈이 지껄인다.
밥도 안주고 또 모이라고 한다. 꼬로록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에그..배고파라...어떤 간부가 나오더니 뭐라 그런다.
저놈이 뭐라 그러든 들을 힘도 없다. 근데 다들 함성을 지른다.
뭔 일일까...? 내 앞에서 날뛰는 한놈을 끄집어 앉히고 물어봤다.
"회사가 돈이 없대...그래서 연수기간을 이번주로 줄이고 정식 발령이
난대...토요일이면 집에 갈수 있다..."
야호...토요일이면 집에 간다...그리운 아버지..어머니...
.............계속.......
글쓴이: 에궁...넘 늦어서 죄송합니다...다름이 아니라...
약 이주전에 비가 엄청나게 오더니(번개두 치구...천둥두 치구..)
피씨가 번개를 맞았는지...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보라홈넷에 저나해서 봐달라구 해꺼덩여...(제가 보라홈넷써여)
근데 이늠의 자슥들이 얘기해두 안오는 거에여...
가뜩이나 보라넷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욜라 짜증나는 판이었는데...
암툰 이것들이 바빠서 못온다고 하길래...인터넷 끈을 테니까
다 걷어가라고 했어여...그담날 오더니 다 띠더군요...그리고는
마지막에 위약금을 물어야 한데요...참내...설치할때두 우리가 다
부담 했는데...나쁜넘들...글애서 지금은 매가패스 무선으로 바까써여..
보라넷보다 훨배 빠르고 조아여...
보라넷 나쁜넘의 시끼들...ㅡㅡ+
백수와 만화방 아가씨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
백수: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영란씨가 먼저 떠오릅니다.
며칠뒤면 영란씨를 보는구나...전화를 해야쥐...배고픈 것도 잊고
기숙사방으로 달려가 전화카드를 찾았다. 그리고 전화를 하려고
가봤더니 벌써 줄이 길다. 쇄이들...전화좀 빨리 끊어라. 한놈 한놈
넘 오래한다. 꺼이 꺼이 우는 놈두 있다. 3개월 가까이 잡혀있었던게
뭐그리 서럽고 대단하다고...군대가 8개월도 꼼짝않고 박혀있어
봤는데...너무하다. 배도 고프다. 끝까지 기다리다간 굶어 죽겠다.
전화차례기다리다 그녀가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나타난 날 보면
상당히 감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좋네...
만화방아가씨: 아침에 까치가 만화방 창틀위에서 울었다. 누구 반가운
손님이라도 올려나..? 그녀석이 생각이 난다. 만화방 문이 열리면서
그가 나타날것만 같다. 하지만 그가 올려면 아직 보름 이상 남았다.
갑자기 만화방문이 열렸다...괜히 그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본적이 있는 녀석이 이제는 저게 한때는 노란색 이었다는것만
짐작이 가는 잔뜩 때묻은 츄리닝녀석과 함께 ***를 질질 끌며
들어왔다. 아까 그 까치 어딨어? 잡아 주길껴...
백수: 아침에 잔뜩 긴장이 된채 정식발령자명단 붙은거를 보았다.
잘못 보였다면 짤릴수도 있다. 23번 고성영 안양**지사 관리부..
야..안짤렸다. 그기다. 안양이면 집에서 통근도 된다.
아부지 어머니..다시한번 죄송합니다. 또 영란씨가 먼저 떠오릅니다.
영란씨 이제 나 백수 아니야..흑흑..
기숙사 방에서 짐을 꾸렸다. 짐이래야 세면도구하구 빨간 체육복뿐이다.
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짐을 싸구 있다. 하하 드디어 집에 간다.
간단한 조례를 했다. 우리한번 열심히 일해서 어려운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갑시다. 자꾸..뭐라 그런다. 한마디로 앞으로 잘하라
그소리 아닌감...잘하께 빨리 끝내라..집에갈 채비를 모두 마쳤다.
그때 영란씨가 보내준 그 사진을 자꾸 꺼내어 보았다.
삼개월 동안 뭐 변한게 있으련만...참 새롭게 보인다...드디어 서울가는
버스를 탔다. 설렌다. 밖의 전경들이 너무 애틋하게 지나간다.
오늘 그녀를 보면 말하리라. 그동안 사랑했었다고...아니 사랑한다고..
그리고..하하..과연 할수 있을까..날씨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잔뜩
흐려있다. 갑자기 소변이 마려온다. 조금만 참자..조금 있으면
휴계소다.
만화방 아가씨: 어제 밤에 무엇인지 기억되진 않지만 그가 나타났다.
지금 아련한 그의 영상으로 난 가슴이 떨려온다. 아침에 그렇게 멍한
상태로 밥을 먹었다. 마음이 울적해 온다. 오늘이 주말인데...그녀석이
없으니 너무 허전하다. 그가 주말 오후는 외출이 가능하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아..그가 왜이리 보고 싶을까...뱅크의 6집 앨범을 틀었다..
음악 때문이었을까...괜히 그가 더 그리워졌다.
.
.
.
에이..열쇠가 왜이리 안 잠겨..만화방에 열쇠를 채우고 있는데...
단골이 되어가는 츄리닝 녀석이 "아줌마 오늘은 만화방 안한는 겁니까?"
..."안해 쨔샤" 뒤도 안돌아보고 택시를 잡아 탔다.
창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애뜻하게 지나치는 이젠 벌거숭이가
된 논 바닥을 쳐다보고 있다. 그가 날 보며 좋아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하게 그 위에 그려진다. 갑자기 찾아간 날 보면 그가 왠지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것 같다. 하늘은 왠지...첫눈이라도 내리게
할것같이 흐리다.
백수: 이제 배까지 아파온다. 아저씨 빨리좀 가요...금강 휴게소가 저기
보이기 시작한다. 내리자 마자 화장실부터 찾았다...아...시원하다.
화장실안에 스피커가 있나보다. 디게 씨끄럽다.
서울발 창원행 12시중앙우등고소 승객분은 탑승바랍니다.
진주발 수원행 11시 20분 현철여객 승객분은 탑승 바랍니다.
...씨끄럽네...싸고 나오니 왠지 배가 고프다. 휴계실로 들어가 우동을
하나 사먹었다. 자판기에서 캔커피하나 뽑아서 차에 탔다.
만화방 아가씨: 이번 금강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다고 운전기사가
방송으로 안내했다. 배가 조금 고프다. 휴게실에 가 우동이나 하나
먹어야겠다. 휴게소 이름이 차미 이쁘다. 우동을 먹고나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하나 뽑았다. 근데 하필이면 자판기가 남자 화장실
계단옆에 설치되어 있냐..기분 나쁘다...커피를 뽑아드는데 안내
방송에 서울발 창원행 12시 중앙우등고속승객은 탑승하라는 말이
나왔다. 내가 타고온 버스다. 이젠 휴게소 들리지 말고 곧장 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내려가는데 그를 볼수 있을까..?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한다.
백수: 이젠 곧장 서울로 간다. 자꾸 그녀 얼굴이 떠오른다. 진짜로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리라...이젠 백수가 아니기에...
그녀가 뭐라 답해줄지 궁금하다.
연습이나 해볼까?..
영란씨...저 더이상 백수 아녜요..에..당신이 아줌마가 아닌걸
안 순간부터 쭉 사랑해왔었습니다..사랑합니다...영란씨...
넘긴가?..하하...
창밖에는 이런 나에게 축복이라도 하듯이 첫눈이 나리고 있다.
만화방아가씨: 그를 만난다고 생각하니..자꾸 맘이 설레어진다.
그가 날보고 사랑한다고 고백을 할까? 기대는 되지만...후...
분위기가 영 없는 놈이라...그래도 이제는 백수딱지도 뗐는데...
그래 고백할거 같다. 그러면 난 뭐라 그러지..음..이게 좋겠다...
연습이나 해볼까?
그래요..저두 언제부턴가 성영씨를 사랑하게 돼었나 봐요...
넘 솔직한가...호호
창밖에는 이젠 가슴저리는 가을은 끝났음을 알리는 겨울비가 나리고
있다.....
출처를 몰라서 그냥 올립니다.
출처를 아시는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